올해 25살이 된 후배가 자신의 블로그에 20대 중반에 접어든 기대감과 두려움을 나타낸 글을 보았다. 그러면서 나의 25살이 떠올라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25살에 난 대학교 2학년으로 복학을 했다. 재수도 안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왔지만 1학년 마치고 방황 + 군대의 기간이 4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학교에 돌아오니 1학년 때 배운 내용은 전혀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텅텅빈 머리로 수업에 앉아 이해도 안되는 수학 공식들을 열심히 받아적던 때였다. 그러고보면 지금 대학원생인 그 후배가 참 대단해보인다. 아마 전문적인 능력으로 보자면 25살때의 나와 그 후배의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일거다. 

어쨌든 그애가 쓴 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스물다섯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어떨까?' 

잠시나마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내 그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의 스물다섯 스물여섯 스물일곱은 정말 행복했고 무엇 하나 부럽지 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서른, 마흔, 쉰의 나이는 얼마나 더 즐거운 일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나이가 먹을수록 삶이 재미 없어진다는 말은 믿기 싫다. 그건 다 자기 하기 나름인거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기보단 날 두근거리게 하는 일들로 가득한 내 미래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  

카네기멜런의 랜디포시 교수는 뇌종양으로 시한부삶을 선고받고 죽기 전 그의 마지막강의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어떻게 재미없게 인생을 살 수가 있죠? 저는 즐겁지 않았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늘은 용산 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다. 이런 세상일수록, 즐겁게 사는게 이기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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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연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