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2011. 4. 10. 11:59 from 소소한 일상

지난 일 때문에 가슴 한켠이 여전히 자주 서늘해지긴 하지만 대체로 요즘 사는게 즐겁다. 이런 기분은 태어나서 몇 번 느껴보지 못했는데, 학교를 졸업하면서 훨씬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이이고,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형 회사 다니기 어때요?"
"너무 재밌어. 만족하며 다니고 있어."
"와 나 형 같은 사람 처음 만났어. 다들 힘들다고 그러던데."

며칠 전 후배가 취직 한 후 회사 생활이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저렇게 대답했다. 3개월도 안된 신입이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아직까진 너무 재밌고 앞으로 더 재밌어 질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회사 업무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일은 특정 프로젝트에 전혀 다른 부서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서로 내주는 제도였다. 그냥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는게 아니라 짜여진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되는데, 그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충분히 생산적이어서 놀라웠다. 자세한 얘기는 보안 규정상 못하지만 분위기는 대충 아래 사진과 같다.
 


거의 4년만에 동아리 공연도 했다. 공연곡은 10cm의 죽겠네. 급조한 공연 팀이라 실력은 엉망이었지만 나름 즐거웠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무엇보다 홍대에 있는 클럽 타에서 직접 공연을 하다니, 영광의 무대였다.



위에서 함께 공연했단 친구 ㅎㄹ이 왼쪽 끝에 앉아있는 후배와 결혼을 했다. 예전 같으면 결혼식에 참석이나 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 했겠지만 이번에는 친구들과 어떤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다 아래처럼 화환을 보냈다. 결혼식에서 무척 인기가 많았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났더니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 마음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술자리. 신입사원과 리더가 모두 같은 꿈을 꾼다는건 쉬운게 아닌데 여기선 무언가 이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꿈결 같은 와인 향처럼.



즐거운 회사 생활의 정점은 상반기 워크샵이었다. 친구는 워크샵가면 발표도 하고 그런다는데 우리는 진짜 즐겁게 노는게 목적이었다. 팀별로 요리 경연대회도 하고, 신입사원 장기자랑도 했다. 다들 넘치는 끼를 주체 못해서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바람에 선배 사원들이 최고의 퀄리티였다고 칭찬을 해줬다. 참고로 난 친구와 여장을 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여성분들이 너무 이쁘다고 난리였다-_-v



이번 워크샵 최고의 인기는 내가 가져간 일명 '애플기타.' 경쟁사 로고 붙여서 가져와도 아무도 뭐라 안하는 그 쿨한 분위기가 일단 맘에 들었고, 몇몇 분들은 기타를 진짜 잘쳐서 깜짝 놀랐다. 조만간 연구소 밴드나 세시봉이 탄생할 기세.


이제 회사 생활에 대충 적응은 끝냈고, 앞으론 어떻게 좋은 성과를 내면서도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플러스 일과 개인 생활의 조화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도. 다행히 회사는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해서 점점 더 즐거워 질 수 있을 것 같고, 리더급 직책 분들도 UX연구소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셔서 숨겨진 똘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많이 배우고 빨리 성장해서 즐거운 만큼 더 잘하고 싶다.

"행복해요?"
"일면 행복해요."
"아니, 그런거 말고 예 아니오로 대답하면?"

"네. 행복해요."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밴드하자  (2) 2011.04.18
  (0) 2011.04.12
멋진 삶  (4) 2011.03.24
설명이 필요한 인생  (0) 2011.02.14
첫 출근  (0) 2011.02.07
Posted by 우연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