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하자

2011. 4. 18. 00:21 from 소소한 일상



10대 후반부터 내 꿈은 밴드를 하는거였다. 고2때 담임 선생님이 꿈 3가지를 적어 내라고 하셔서 1,2,3위 세 가지를 적어 냈는데 2위를 '기타리스트'라고 적었더니 나를 교무실로 따로 부르셨다. 굉장히 걱정스런 눈빛으로 기타에 빠지면 안된다고 당부를 하셨고, 내 기타를 당분간 맡아두신다며 친구 빌려주려고 가져왔던 전자기타를 압수했더랬다. 어렵게 졸라서 다니기 시작한 기타 학원은 1달을 넘기니 어머니께서 '이제 그 정도면 되지 않느냐. 그만 하자'라고 간곡히 권유하셔서 제대로 된 곡 한 번 못 쳐보고 스케일 연습만 죽어라 하다가 관뒀다. 

10년이 넘은 세월이 흐른 후, 드디어 밴드를 시작한다. 즐거운 인생을 보고 너무 가슴이 벅차서 엔딩 크레딧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친구에게 전화해서 '밴드하자'라고 했던 그 마음 그대로, 상상만 해도 너무 설렌다. 어찌어찌 해서 내가 베이스를 치기로 했지만 한 번도 베이스를 쳐 보지 않았다는건 큰 문제가 안된다. 얼마나 잘 하느냐 보단 시작 하냐 안 하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 2011년 5월, 내 인생에 큰 꿈 하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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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연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