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포스팅 한 '타인의 취향'이라는 글에서, 멜론 top100을 듣는 이들과 나의 음악적 취향 차이에 대해 말하려다 말았는데, 오늘 붕가붕가 레코드 곰사장의 글을 읽다보니 한국에 록 음악 청취자가 1.9%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보고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인디음악 애호가를 조사해도 비슷하게 나올 것 같다). 아무래도 음악을 접하는 창구가 어디이냐에 따라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느냐가 달라지는것 같다. 이건 광고를 보고 베스트셀러를 열심히 읽는 독서층과,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수집하는 사람의 차이와도 비슷한 것 같은데, 1.9%를 제외한 나머지 청취자들은 아마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아이돌이 나오는 라디오, 멜론 top100 등이 자신이 듣는 음악을 접하는 소스가 되는것 같다. 순위에 따라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
그런데 이상한건 지산을 가득 채운 그 사람들은? GMF 표가 매진되는 사태는? 고작 1.9%의 사람들이 움직이는게 그 정도라니, 이게 19%가 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이 안된다. 19%면 대략 850만명 정도 된다. 아마 이한철씨 정도는 싱글이 나올 때 마다 1위를 하고, 언니네이발관은 새 앨범이 나오면 컴백 스페셜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다. 요조나 한희정쯤 되면 경호원 없이 길거리를 못 걸어다닐테고. 해외 뮤지션이 내한하면 일본처럼 전국 투어 정도는 아니어도 서울 말고 부산 공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여름 락페스티벌도 섬머소닉 찍고 오는 한 두명의 아트스트로 연명하는게 아니라 섬머소닉 반정도 규모로는 할 수 있을것 같다.
며칠 전 연구실 아이들과 고기집에서 삼겹살로 배에 기름을 칠하며 티비를 보는데, 음악중심이던가 하는 가요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실로 군대 제대 후 5년 만에 처음 보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었다. 역시나 내가 아는 얼굴은 세븐, 환희, 보아 정도였고, 그나마 고기집이라 노래는 전혀 들리지도 않았다. 그치만 노래는 안들어도 그만일 정도로 너무 일관되게 댄스음악 하는 아이돌밖에 안나왔다. 19%는 커녕 아직 3%도 요원한 세상이긴 한데, 10년 쯤 후면 이 상황이 얼마나 바뀌어있을까? 요즘의 분위기로 보면 아주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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