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정신없이 논문쓰다가 문득 든 생각.
왜 햅틱 인터랙션에 대해 고민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까먹기 전에 써놔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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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O라는 만화의 주인공 오니즈카는 우연히 학교 선생님이 되지만, 천성이 여자를 밝히는 성격이고 그걸 숨기지 못해 여학생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때문에 다들 오니즈카를 욕할 때 어떤 학생이 오니즈카를 이렇게 평가한다.

"적어도 오니즈카는 여자를 좋아하는걸 숨기지 안잖아."

오니즈카보다 더 여자를 밝히지만 안그런 척 하는 많은 중년 남성 학교 선생님들에 비해 차라리 그걸 드러내놓는 오니즈카가 더 낫지 않냐는 말이었다. 

오니즈카는 적어도 '척' 하지 않는 인간이었고, 그게 그의 순수한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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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모범생 이미지에 (남들 보기에)선한 인상을 갖고 태어난 죄로, 누구나 나를 자세히 알기 전엔 지레 착한 인간이라고 짐작을 하곤 한다. 이건 내 인생에 큰 짐 중 하나인데, 그들의 기대치만큼 내가 착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딱히 나쁜짓을 하지 않았음에도 내 행동에 실망을 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이런 이미지를 탈피해보고자 오니즈카의 방법을 역 이용하기로 했다. 여자를 밝히는 '척' 하는 것이다. 사실 남자보다 여자를 100만배 좋아하기 때문에*-_-* 척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워낙 평생 야동도 안볼것 같은 이미지로 생각해주니 오히려 그런 면을 불식시키는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여자를 좋아하는 이미지로 각인을 시켰다. 사실 방법은 간단한데, 오니즈카처럼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이었다. 컴퓨터 바탕화면과 휴대폰 배경은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으로 도배를 하고, 연구실 책상 앞에 소주 포스터를 붙이고, 지나가는 이쁜 여자에게 과도하게 관심을 갖는 제스쳐를 취하는 것 만으로 이미 난 여자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 과정이 나름 재미도 있거니와 주위 사람들에게도 좀 더 유머러스한 인간으로 보이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늘 반작용이 존재하는 법. 반 장난으로 시작한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이미지로 굳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되돌리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단적인 예로 얼마전 World IT Show 부스에서는 출석체크하러 온 SJ가 심지어 이런말을 했다. 

"오빠 밖에 이쁜 언니들 많던데 제가 사진 찍어드릴까요?"  
"왜?" 
"오빤 이쁜언니 좋아하잖아요"

또 주위 여자들이 날 전혀 진지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는데, 한 때 주위 사람에게 소개팅 시켜주기 좋은 인간으로 통했으나 이제는 자기와 친한 사람에게 소개시켜주기 기피하는 인간으로 바뀌었다. 단지 여자를 밝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옆자리 여자 후배는 같이 사는 룸메이트를 내게 절대 노출하려 하지 않는다. 동생들을 보호-_- 해야 한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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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겠다. 장난으로 시작한건데 이제 진짜 내가 그런건지 이게 연기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진짜 숨겨진 본성이 드러나는 것일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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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연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