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8. 21:37 from 소소한 일상
예전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보통 연구실 안에서 밥을 시켜먹곤 했다. 그렇게 몇 년 살아보니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니라 돼지가 사료먹는거랑 다를바가 없더라. 

요즘엔 꼭 나가서 먹는다. 특히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엔, 아무리 바빠도 나가서 먹는다. 

연구실 애들이 바쁜에 왜 나가서 먹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해준다. 

이런 날씨에 연구실 안에만 있으면 니 인생에 죄 짓는거라고ㅎ

내 맥북 성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아마 나무 그늘 아래서 프로그래밍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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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뮤직으로 라이프 앨범을 듣다가, 오며가며 들을 수가 없어서 결국 mp3를 모두 구매했다. 언제부턴가 되도록 노래는 돈 주고 듣자..라는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16곡 구매하는데 3000원도 안들었다. 뮤지션들은 이걸로 먹고 살 수는 있는건가?

아무튼 음반 감상 평을 짧게 해보자면,

이 앨범을 듣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가을방학의 '취미는 사랑'이라는 곡이므로, 이 노래가 제일 좋았다. 정바비가 밝히길 원래 화자를 남자로 설정하고 줄리아하트용으로 만든 노래였는데, 계피가 부르게 되면서 '남자 화자'인 가사를 여자가 부르는 노래가 되어 특이한 분위기를 낸다고. 정말 들으면 뭔가 야릿하다ㅋ

이능룡의 곡도 근사했는데, 이석원의 그늘을 벗어난 그의 발전이 놀라웠다. 오랜만에 들은 이아립의 목소리도 정말 반가웠다. 매우 조악한 음질의 스웨터 ep도 소장하고 있었던 오래된 팬이었지만 요즘 너무 소홀했나(아니면 그들이 음악에 소홀했나) 싶을 만큼 소식을 못 듣던 터였다. 이제는 이아립 말고도 홍대에 여성 보컬이 넘쳐나지만 역시 이아립은 그녀만의 아우라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십센치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솔직한 가사가 정말 좋았다.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계승하는 흑심 가득한 노래지만 요즘같은 날씨에 짝사랑하는 여자 집 앞에서 기타치며 부르면 딱 청승맞을 그런 노래다. 아주 좋다ㅋㅋ

뭐 그밖에 노래들도 다 평균 이상은 한다. 처음 듣는 밴드들도 많은데 요번 기회에 또 새로운 유망주를 발굴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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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연의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