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시로의의 여행은 늘 흥미롭다. 오늘 잠시 다녀왔던 천안도 고속도로 휴게소만 지나다녔지, 사람 사는곳은 처음 가봤다. 천안으로 가는 1호선 전철 풍경도 어찌나 정겹던지. 강남 근처나 신촌 근처 지하철 풍경과는 너무도 달랐다. 전철로 갈 수 있는 곳이 서울 버스카드가 안된다는게 신기했고, 시내버스가 무려 1200원이나 하는점도 놀라웠다. 도심은 생각보다 화려했고 사람은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겉으로 보기엔 수도권 여느 큰 도시와 크게 다를게 없을 만큼.
하지만 한 골목 들어가면 디테일에 차이가 났는데, 그 차이가 너무 재밌었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겉보기에 매우 멀쩡한 스파게티 레스토랑은 까르보나라를 시키니 걸죽한 콩국수랑 외형은 차이가 안나는 스파게티가 나왔고, 떡볶이토마토스파게티라는 정체 불명의 음식은 분명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인데 약간 매콤하고, 면보다 떡이 더 맛있었다. 샐러드바엔 양배추+캐첩+마요네즈 조합의 일명 '사라다'와 빵만 있었는데, 1인당 천원의 추가금을 받았다. 가장 압권은 피클이었는데, 이게 참외인지 오이인지 헷갈릴만큼 거대한 피클이 나왔다.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근처 미술관까페 라는 곳에 갔다. 미술을 전공한듯한 주인 청년이 자신의 작품들로 가게를 너무나 이쁘고 개성있게 꾸며놔서 인테리어가 맘에 쏙 들었는데, 음악도 너무 좋았다. 그 와중에 SHE & HIM의 노래가 나와서 게임 셋. 티포투 이후로 이렇게 맘에드는 까페는 처음이다. 티포투는 10년을 다녔더니 이제 좀 식상해졌는데 이 곳은 나의 훼이보릿 까페로 정해도 될 만큼 최고였다. 스파게티 집을 보고 역시 천안(지방)은 좀 촌스럽다는인식을 확실하게 깨준 곳. 약간 아쉬운건 그 주인 청년이 커피는 초보인지 아직 자기는 핸드드립 커피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걸 좋아하는 분들이 대단해보인다고 했다. 그 얘기와 함께 눈앞에서 핸드드립을 해주는데 뭔가 약간 불안한맘이 들었다. 맛은 괜찮았지만. 개업한지 6개월정도 됐다던데, 앞으로 점점 맛있어질 그 집 커피맛이 기대가 된다. 아아 멀지만 않으면 내일 또 가고싶다.